현대미술이 처음일리는 없었다. 올해 삼청동과 맨해튼, 브루클린과 상하이에서 눈에 담았던 들이 떠오른다. 주기적으로 현대미술을 마주하게 하면서 받는 순간의 신비한 느낌을 좋아한다.

 깔끔한 흰 배경에 검은 글씨, 현대미술이라는 단어와 함께 책의 표지는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공간, 국립현대미술관의 간판을 떠오르게 한다. 순수한 호기심과 지적 허세를 위한 욕망 그 사이 어딘가에서, 늘 미뤄왔던 현대미술의 이해를 멤버들과의 토론을 통해 이끌어내고 싶어 고른 책.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큐레이터 저자의 재치 있는 문장들이 내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

 현대미술은 죄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생아일 뿐, 그저 뱉아내고선 어렵고 낯선 말들로 철학이나 메시지를 담은 척 하면 돼라는 오해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책에서도 유명 큐레이터나, 미술관의 기획전, 경매의 자본주의적(투기적) 특성이 부여하는 작품의 가치를 인정한다.

 제프 쿤스니 데미언 허스트니 하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과 더불어 아랍 여성 예술가의 비디오 등을 찾아보며 책을 읽었는데, 내게는 느낌표보다는 물음표의 연장이었다. 처음 봤을 때 끌리지 않는 작품들은 나 개인과 안맞는 것일 수도 있다라는 것이 완전한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나는 앞으로도 현대미술관을 찾고 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은 할 것이다. 이번 책을 읽고 얘기를 나누는 것이 튼튼한 초석이 될지도 모르지만가는 길에 이정표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매우 모호하다.

 

 아무쪼록, 다음 주 중으로 댄 플라빈의 형광등 아트워크를 집에 설치할 예정이다.

(https://www.davidzwirner.com/exhibitions/daylight-or-cool-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