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랑 간만에 멕시코 식당에서 가서 밥을 먹었다.

다섯명이서 단촐하게 먹으러 갔는데, 월요일이라 반값 할인을 해서 디쉬 하나당 6-7유로? 무척 저렴하다.

이 가격은 좀 싼데, 두배는 좀 비싸다. 적정 가격선이 필요한 듯.


엔칠라다만 빼고, 퀘사디야, 부리또, 칠리콘까르네 등등 단품으로 이것저것 시켰다.

역시 여럿이서 밥 먹으러 오면 이게 참 좋아. 멕시칸 요리 맛보지 않은 친구도 있어서 하나하나 설명을 해줬다.


이거는 밥 들어간거고 이거는 토마토 소스에 간 고기랑 콩이랑 볶아서 나쵸랑 같이 먹고...


"오빠 왜케 잘 알아요?"


음... 잘아는 건 아닌데, 그래도 이게 뭔진 먹어봤고 설명할 수가 있네?

맛있는걸 찾아다니면서 먹는 타입도 아닌데... 그냥 요즘 사람들이면 다 알지 않나? 하고 생각하다가 적절하게 대답을 못하긴 했다.

뭐든, 알고있음 좋지.


식사를 끝마쳐 갈 때, 뭐가 제일 맛있었냐고 애들한테 물어보는데.

나이스, 대부분 대답이 다르다. 메뉴 여럿 잘 시킨 것 같아서 조금은 뿌듯.

나는 뭐가 제일 맛있냐는데, 4.5유로?짜리 칠리콘카르네를 꼽았더니 글쎄


"야 이 새끼 있어보이려고 이거 꼽은거잖아ㅋㅋㅋㅋㅋㅋ"


어쩌면 그럴수도 있고, 3개월 전에 내가 직접 만든 칠리콘카르네(물론 메인 파우더는 샀었음)가 생각나서 그런걸 수도 있고.

비유를 하나 들어보았다. 이거 왜, 괜찮은 한식 정식 먹으러 가서, 남들은 갈비 뜯고 있는데 혼자 주인 불러다가

시래기 국 같은 거 하나 잡고, 이거 육수 어떻게 끓이신거에요. 또는 무말랭이 같은 조연도 안되는 급의 반찬을 직접 담그신거에요 하고 물어보는 케이스.


이런거 아니냐 했더니 반응이 좋다.

짜식들... 나의 생의 감각은 이런데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숙사 주말 오후에 빨래를 걷어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의 감각과 비슷하지만 또 다른.




포트폴리오를 모종의 이유에 의해 최초로 작성하고 있는데, 짜잘한거에 신경 쓰다보니 영 진도가 안나서 시간 엄청나게 썼다. 아직도 작업 중이긴한데, 너무 캐주얼에 보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

'제조업 생산파트->MBA->영업' 약간은 Old해보이는 청사진을 그렸는데, ideal한게 중요한거니까, 아니 ideal해보이는게 중요하니까라고 생각하며 넘어가고 있다.


금세 써서 마무리해야지.

화이팅도 조금씩 차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