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2월 25일 런던에서의 일기
오늘은 여러모로 풍족함을 느낀 하루다.
풍족한게 뭘까하고 다시 생각도 많이 해보았고.
아침에 킹키부츠 데이시트 기다릴 때, 나 뒤에 들어온 영국 할아버지가 날 특별하지 않게 생각하며 티켓 어떻게 하냐고 살 수 있는거 맞냐고 했을 때 나 역시 대수롭지 않게 직원이 말해 준 내용 전달해준거.
그 전에 기다리는 거 심심해서 내 앞앞앞에 있는 한국인 분에게 말 걸까하다가 영어로 된 소설 읽길래 관뒀는데. 할아버지한테 대답해주니까 훽 돌아서 신비함과 신기함의 그 중간쯤 되는 듯한 표정으로 Are you Korean? 하던거. 그렇다고, 서로 줄 기다리는동안 재잘 재잘 이야기 20-30분쯤. 언제나처럼 내가 끌어갈 수 있는 정도의 이야기.
위는 나의 소소한 일상 얘기였고 다시 풍족함으로 돌아가서.
한 단계 더나아가 또는 표현을 달리하여 삶을 향기롭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맛있는 음식 새로운 음식을 즐기는 것, 오감을 충족시키는 요리 시간. 다양한 향신료와 신선한 재료로 이쁜 그릇에 이쁘게 디피할 때. 지금 생각나는 음식은 동유럽식 푸른 식기에 담긴 그릭샐러드와 도톰한 그릴스테이크. 먹고 싶어서 그런가, 또 곱창전골...앞엔 스뎅그릇에 이런저런 반찬들이 놓여있다.
좋은 음악을 듣고 재밌는 영화를 보고 연극, 뮤지컬에 돈을 쓸 줄 아는거. 장르가 뭐든 좋다. 즐길수 있으면 그뿐인걸.
친구들과 웃으면서 떠드는거. 이런저런 가십과 조크로 가득 채워서. 멀리 떠나는거 함께도 좋도 홀로도 좋고, 아니 그렇게 멀지않아도 일상에의 탈출은 늘 설렘을 가져다준다.
이렇게 하나하나 적어 내려가면 끝이 없겠지만, 하고 싶은 말은 개인의 취향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한다는 것이다. 성장하면서,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미술관 전시를 찾고, 예쁜 옷들을 골라 입고, 외국 문화를 공부하고 , 철학 강의를 듣고 옛 사상가들의 생각을 읽고,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받은 조그만 것들을 구입하고 하는 행동들 전부가 이에 속할 것이다
내 관심사와 중요시하는 가치, 결국 나라는 사람을 향기롭게 할 것은 무엇일까. 여태껏 행태로 보아 이내 특정지을 순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나니까!